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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교체 이야기 (에이서 아스파이어에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로)

생소 (Sngso) 2021. 10. 11. 12:03

에이서 아스파이어 3 (이미지 출처: notebookcheck.net)

 

(안) 떠나는 물건: 에이서 아스파이어 3 (Acer Aspire V3-372)

  • 1.4kg
  • 13인치 16:9 FHD (1920x1080) IPS
  • 인텔 스카이레이크 i3-6100U (2C 4T)
  • 인텔 내장그래픽 HD 520
  • DDR3L 킹스턴 4GB +삼성 4GB (자가 업그레이드)
  • 128GB SSD
  • 리얼텍 무선 랜카드
  • 좌측: DC 전원 입력, HDMI 포트 1, 유선 랜 포트 1, USB 3.0 Type C 1, USB 3.0 Type A 1
  • 우측: USB 2.0 Type A 2, 오디오 콤보 1, SD 카드 슬롯

만 5년 넘게 쓴 노트북입니다. 구매 당시 OS 미포함 40~50만원대였고, 윈도우 10 FPP 설치 키를 미국 아마존에서 별도 구매하여 설치했습니다. (당시 약 140 USD)

 

검은색 색상으로 구매했으며 재질은 상하판과 팜레스트, 베젤 등 모두 플라스틱이나 상판에 독특한 무늬를 새긴 인상적인 디자인입니다. 무늬는 구매 직후에 보았을 때에는 제법 매력있었지만, 요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과하고 조야한 느낌이 없지 않으며, 브랜드 로고가 양각 금속 재질로 나와 있어 마찰 시 다른 물건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가방 안에서는 별도의 파우치에 넣어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디스플레이 화질은 색감이 크게 좋지 않았으며 밝기도 밝은 편은 아니었으나 넓은 시야각만큼은 장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힌지는 넓은 각도로 열리지만 180도까지 열리지는 않습니다. 베젤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제법 넓은 편입니다.

 

키보드에 관해서 한 가지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 같은 지점이 있는데, 이 노트북은 키보드 화살표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 일반 키의 키캡도 작은 편이지만, 화살표 키의 경우에는 이 키 사이즈의 절반 사이즈로 납작하게 생겼고, 대신 좌/우 화살표 키 위에 PgUp/PgDn(Fn 키와 조합할 시 Home/End로 동작)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키 배열에 익숙해지면 특히 문서를 읽을 때 굉장히 편해지는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너무 어색한데다가 이 키 배열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키 배열은 현재 출시되는 에이서의 14인치 이하 노트북들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에이서 노트북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성능은 아니지만 펜티엄 계열 CPU보다 우위에 있는 코어 i3인 만큼 문서 작성, 인터넷 서핑, 영상 시청, 코딩 등에서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Zoom 등 온라인 협업 환경까지도 어느 정도 버텨주었고, HDMI를 통한 외부 모니터 활용 시에는 조금 느려지기는 하나 가벼운 문서 표시나 영상 시청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CPU는 0% 로드에서 약 35도, 100% 로드에서 약 65도 정도로 나타나며 풀 로드 시 작은 팬이 돌기는 하나 소음이 크지 않으며 영상 시청 등 가벼운 작업 시에는 팬이 전혀 돌지 않을 정도로 정숙합니다. 다만 메모리 확장 이후에는 귀를 가져다 대면 미세한 고주파음이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HD 520은 결코 훌륭한 그래픽 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높지 않은 비트레이트의 영상물을 재생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으며, 3D 게임은 720p에서 30fps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그 전후를 오고가지만 플레이를 결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실시간 게임이 아닌 싱글플레이 위주의, 훌륭한 그래픽보다는 창발적인 게임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게임이라면 전체적으로 느릴 뿐 버벅이는 편은 아니므로 일부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들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플레이할 여지는 있습니다. (XCOM 에너미 언노운, 문명 5 등) 2D~2.5D 게임의 경우에도 CPU 연산량이 많거나 그래픽 요소가 화려하면 끊김이 눈에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옥시즌 낫 인클루디드, 하데스) 리그 오브 레전드로 놓고 보면 낮은 옵션에서 30~50fps 정도를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교체하기는 했으나 성능은 가벼운 용도로 여전히 쓸만하며 특히 낮은 발열과 정숙함이 여전히 빛나는 노트북입니다. 특히 5년 동안 부품 고장 없이 포맷 한 번, 써멀 컴파운드 재도포 한 번만을 받았음에도 안정적인 사용성을 보였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저의 오랜 키보드 혹사를 못 이기고 S키, D키가 잘 인식이 되지 않는 증상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키보드가 포함된 하판 팜레스트를 모두 교체해야 해서 수리비로 약 6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하더라고요. 블루투스 키보드 구매로 일부 해결된 문제이기는 하나 점이 새 노트북 구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현재는 윈도우 라이선스를 새 노트북에 넘기고 리눅스 민트를 설치하여 Apache 2 간이 웹 서버 겸 리눅스 학습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리눅스 민트 설치 가이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5 프로 (이미지 출처: lenovo.com)

 

오는 물건: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5 프로 (Lenovo Ideapad Slim 5 Pro 14ACN)

  • 1.4kg
  • 14인치 16:10 QHD- (2240x1400) IPS
  • 라이젠 세잔 R5 5600U (6C 12T)
  • 라이젠 내장그래픽 Vega 7
  • 엔비디아 외장그래픽 MX450 (GDDR6 VRAM 2GB)
  • DDR4 온보드 16GB (8GB * 2)
  • 웨스턴디지털 SN730 512GB
  • 리얼텍 무선 랜카드 WiFi6
  • 좌측: USB 3.1 Type C 2 (Power Delivery, Display Port 지원), HDMI 1.4 포트 1, 오디오 콤보 1
  • 우측: USB 3.1 Type A 2, SD 카드 슬롯 1

지난 9월에 OS 미포함 약 80만원 정도에 구매한 노트북입니다. 윈도우 10 설치 후 에이서 아스파이어의 라이선스를 옮겨왔습니다. 윈도우 설치 시 무선 랜카드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기 때문에, 미리 USB 설치 미디어에 슬쩍 드라이버 설치 파일을 넣어두었습니다.

 

사실 노트북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무게인데, 제가 지난 5년 간 에이서 아스파이어 3를 써 오면서 "어디 들고다니며 쓰는 노트북의 무게로는 1.4kg이 상한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구매했습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14인치가 작은 사이즈라고 하는데, 제가 그동안 13인치 노트북을 쓰면서 지나치게 작다고 느끼지 못했고, 작은 사이즈 전자제품들에 대체로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2.5kg 정도 무게가 되는 LG Xnote 제품을 쓰면서 고생해본 경험도 있기 때문인지, 무거운 제품은 안 되겠다는 편견도 어느 정도 작동한 것 같습니다.

 

색상은 어두운 회색, 재질은 상하판 알루미늄(맞...나?)에 베젤 플라스틱입니다. 구매 직후에 품질 확인을 해보았는데, 하판에 작은 유격이 하나 있고 터치패드에도 왼쪽, 위쪽보다 오른쪽, 아래쪽이 좀 더 벌어진 미세한 유격이 있으며 화면 하단에 미세한 유격이 있으나 각각 교품 사유는 되지 못해보였습니다. 상판과 팜레스트에 작게 브랜드 로고가 박혀 있으나, 날카로운 재질이 아니고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서 에이서 아스파이어의 경우처럼 다른 물건에 손상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변화를 느낀 점은 디스플레이입니다. 2240x1400으로 QHD(2560x1440)에는 미치지 못하나 제법 선명하고, 색 표현이 전에 쓰던 아스파이어에 비해서 크게 개선된 것이 느껴졌습니다. 밝기도 조금 더 밝습니다. 특히 16:10 비율로 일반적인 16:9보다 세로 길이가 조금 더 길어 웹 서핑, 문서 작성, 코딩 등에서 소소한 이점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좌우 베젤이 제법 얇아서, 14인치 제품임에도 기존에 쓰던 13인치 아스파이어보다 더 작았다는 점이 나름 큰 충격이었습니다. 좌우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크기가 더 작은 것을 보면서, 이게 기술 발전이구나 하는 소소한 감상을 느꼈네요.

 

상단 베젤에는 HD 화질의 웹캠이 위치하고 있는데, 성능은 그냥 저렴한 웹캠입니다. 기존 아스파이어 3의 웹캠이랑 그렇게 크게 차이나지는 않았습니다. 따로 물리적으로 카메라를 닫는 기능은 없는데, 저는 아스파이어 3에도 없던 기능이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 점을 신경쓰시는 분이라면 체크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카메라 그 자체보다는 그 옆에 달린 ToF 센서가 마음에 들었는데, 얼굴 인식으로 윈도우 로그인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제가 아이폰에서 쓰던 Face ID가 윈도우로 옮아간 듯해서 제법 만족스러웠습니다.

 

노트북 키보드도 제법 마음에 들었는데, 기존 에이서 아스파이어 3 키보드가 누르는 느낌이 많이 가볍고 키의 깊이가 너무 얉은 느낌이었다면, 이 제품은 그에 비해서 소음은 약간 더 있지만 덜걱덜걱하면서 누르는 감도 있고, 키캡의 크기도 더 크며 깊이도 좀 더 깊어 타자를 치는 재미가 좀 더 있었습니다. Fn + Space키 조합으로 키보드의 백라이트를 켤 수도 있는데, 이전에는 굳이 키보드 백라이트라는 기능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써보니 야간에 분위기도 있고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R5 5600U는 이 폼팩터에 제법 잘 어울리는 CPU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델의 상위 사양으로 R7 5800U를 탑재한 제품이 나와 있으나, R7은 상위 라인업 제품에 더 잘 어울릴 듯합니다.* (사무 작업, 영상 시청 등 일반적인 사용 용도라면 R3도 차고 넘칠 것입니다) 세월의 차이가 어마어마한지, 아스파이어 3가 제법 힘들어하던 비대면 환경 정도는 가볍게 운용하는 정도의 성능을 뽐냅니다.

 

제가 중간 사양급, 혹은 출시된 지 좀 지난 3D 게임들을 즐겨 플레이하는 사람이라 MX450 정도 그래픽 성능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딱 이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테스트해본 게임은 더 디비전 (2016), 어 햇 인 타임 (2017), F1 2020 (2020) 등이었는데 대체로 낮음~중간 사양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MX450이 과거 입문급 데스크탑 그래픽인 GTX 750ti보다 대체로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딱 그 정도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최신 트리플 A급 게임이나, 전문 그래픽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 성능이 굉장히 많이 아쉬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영상 관련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NVENC 인코더를 사용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게임 스트리밍을 하시려는 분에게도, OBS 등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엔비디아에서 제공하는 GeForce Experience의 영상 녹화 및 스트리밍 기능은 비활성화되어 있으므로 그 점이 아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발열과 소음은 성능에 비례해서 제법 높은 편입니다. 지능형 냉각 모드에서 CPU 온도는 0% 로드에서 45도 정도를 기록합니다. 최대 로드시에는 피크에서 95도를 찍고, 연속적인 로드에서 대략 85~90도 사이를 보여줍니다. 외장 GPU는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하는데, 작동 개시 시 냉각 구조를 공유하는 CPU와 같은 45도에서 시작하여 최대 로드에서 75도 정도를 유지합니다. 풀 로드시 소음이 작지 않은 편이라, (물론 성능 차이가 막대합니다만) 기존 아스파이어 3가 무슨 작업을 해도 작은 소리를 내던 것과 큰 대비를 보여주었습니다. 풀 로드 시 표면 발열이 좀 있는데, 특히 왼쪽이 오른쪽에 비해 더 뜨거워서 약간 불편했습니다.

 

이 노트북의 또다른 아쉬운 점은 소프트웨어 설정입니다. 레노버 사의 Vantage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데, 이게 설정이 참 아리송합니다. 쿨링 같은 경우에는 "지능형 냉각" "극한 성능" "배터리 절약" 모드를 지원하는데 각 모드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잘 와닿지 않습니다. 특히 극한 성능은 최대 로드에서 최대 성능을 끌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이름인데, 막상 써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쿨링 팬을 작동시키는 모드라 오히려 풀 로드시 CPU 온도가 지능형 냉각보다 2도 정도 더 낮게 기록됩니다. 그러나 지능형 냉각이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소음을 줄이려 하는 것은 또 아니라서, 만일 소음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도서관 같은 환경이라면 울며 겨자먹기로 배터리 절약을 써야 합니다.

 

배터리 관련 설정, 특히 최대 충전량을 60% 전후로 유지해 배터리 수명을 극대화시키는 "보존 모드" 기능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그러나 "USB 전원 항상 공급" 옵션도 조금 오해를 살 만하게 동작합니다. 외장 저장장치를 오래 끼워두고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 옵션이 꺼져 있으면, USB 장치가 절전을 위해 정지하는 경우 OS 상에는 연결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 연결은 끊어졌거나 불안정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외장 저장장치에서 작업하던 파일이 정상 작동하지 않거나 프로그램이 튕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여담으로 윈도우 전원 상세 옵션도 많은 부분이 숨겨진 상태로 작동하고 있어서, 상세 설정을 건드리려면 powercfg 명령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좀 불편합니다.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충전, 화면 출력, 데이터 고속 전송 등 USB C 포트를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더 즐겁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Cinebench R23: Multicore 8411 / Singlecore 1345

CPU-Z 17.01.64: Multi Thread 4028.0 / Single Thread 571.9

3DMark Firestrike: 5145 - Graphics 5391 Physics 19098 Combined 2111

3DMark Time Spy: 2472 - Graphics 2234 CPU 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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