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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퍼 율의 〈츄츄 로켓!〉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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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퍼 율의 〈츄츄 로켓!〉

생소 (Sngso) 2020. 10. 15. 09:53

 

[(전략) 그러므로 능숙한 퍼즐 디자이너는 특정 종류의 틀린 해법을 전면에 제시함으로써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면, 특별 퍼즐의 스테이지 10은 플레이어가 해답에서 멀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림 3.27). 스테이지 10은 네 개의 사각형으로 나뉘어 있다. 나는 우측 상단을 먼저 해결했는데, 여기서는 고양이를 피하면서 쥐를 우주선에 실어야 한다. 그 다음 나는 나머지 세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좌측 하단을 풀 수 없었다. 내가 어떻게 화살표를 배치해도, 쥐가 고양이를 피하도록 만들 수 없었다. 퍼즐 디자인은 '쥐를 조작한다'는 특정 문제 해결 방법을 암시하고 있었다. 실은 고양이를 조작하는 것이 정답이었던 것이다. (그림 3.28-3.29) 이는 마르셀 다네시(Marcel Danesi)가 언급한, 해답을 숨기고 잘못된 해결책('쥐를 조작한다')을 암시하는 퍼즐의 한 예일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츄츄 로켓의 매력을 설명한다. 이 게임은 그것이 '쥐와 고양이'를 다루기 때문에 잘 작동한다. 즉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먼저 쥐 혹은 고양이를 제시하고, 그로써 만들어진 예측을 이용하고, 플레이어 스스로의 레퍼토리에서 잘못된 부분에 집중하도록 만들어 그들의 눈을 속인다.]

 

Juul, J. (2011). Half-real: Video games between real rules and fictional worlds. MIT press. p101.

 

 

예스퍼 율은 게임을 '규칙(real rules)'과 '가상세계(fictional worlds)'*로 나누어 설명했던 게임 연구자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이 둘이 단순히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한다고 이야기하죠. 〈츄츄 로켓!〉은 바로 그런 예 중 하나입니다. 쥐와 고양이를 이용한 퍼즐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쫒기는 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골몰하게 되고, 그런 관념을 비트는 퍼즐이 더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혹시 이 둘이 각자 존재하거나 어울리는 것을 넘어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해보셨나요? 저는 GMTK 영상에서 본 〈라스트 가디언〉 이 떠오르네요. 게임의 규칙을 비트는 순간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https://youtu.be/Qot5_rMB8Jc )

 

 

 

* 예스퍼 율은 "서사(narrative)"라는 용어를 의식적으로 피하고, 대신 서사를 포함하여 게임이 게임 내에서, 혹은 광고나 패키지처럼 게임 외적인 요소를 통해서 전달하는 이미지를 '가상세계'라는 용어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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